-- 소프트웨어의 설계개념(design concept)과 같은 아이디어도 영업비밀의 보호대상이 될 수 있는지 여부 - Altavion v. Konica Minolta Systems Laboratory 사건 --

 

1. 배경사실

  

Altavion은 지난 2000년 설립된 이래, 문서에 그 문서에 관한 정보를 포함하는 디지털 스탬프를 포함시켜 문서를 인증할 수 있는 기술(digital stamping technology, 이하 DST)을 개발해온 회사였습니다. Alatavion DST는 문서 전체를 스캔한 뒤 여러 구획으로 나누어 가로-세로 1인치 정도의 공간에 일종의 바코드 형식으로 압축하여 집어넣음으로써 문서 인증 용도로 사용한다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기술을 연구하고 있었고, 이를 특허출원하지 않고 영업비밀로 보호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Altavion Konica Minolta사의 R&D 자회사인 Konica Minolta Systems Laboratory (이하 KMSL)와 비밀유지계약(NDA)를 체결한 뒤 자사의 기술을 라이선싱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였는데, 협상 과정에서 약 40여회의 미팅이 있었고 이를 통해 상당한 양의 DST 기술 정보가 KMSL측에 전달되었습니다만, 결국 협상은 결렬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뒤 KMSL Altavion의 기술을 바탕으로 Altavion의 허락 없이 독자적으로 연구를 진행하여 24개의 관련 특허를 출원하였고 그 가운데 8개를 등록받았습니다. 특허가 공개되자 Altavion은 자신들의 영업비밀이 침해되었음을 알고 KMSL의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아래에서 소개할 판결은 이 사건 소송의 항소심 법원 판결입니다.

 

2. 법원의 판단

 

캘리포니아주 항소법원에서 진행된 소송 과정에서, 법원은 DST를 구성하는 기술정보를 아래와 같이 세 단계로 나누어 검토하였습니다.

1) 첫 번째 단계: 바코드를 사용하여 문서 인증을 구현한다는 일반적인 아이디어

2) 두 번째 단계: DST 기술의 기반이 되는 소프트웨어 설계개념(design concepts, 프로세스 플로우 등)

3) 세 번째 단계: 구체적인 구현 알고리즘 및 소스코드(KMSL측에 전달되지 않음)

 

KMSL측은 위 1) 2)의 일반적인 아이디어와 설계개념은 모두 영업비밀의 보호대상(subject matter)이라 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캘리포니아주 항소법원은, 구체적인 구현 알고리즘 및 소스코드와 마찬가지로, “아이디어도 영업비밀로 보호되는 정보에 해당할 수 있고, 이에 일반적인 아이디어 및 설계개념도 영업비밀의 다른 요건을 충족하면 영업비밀로서 보호 가능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다만 1)의 일반적인 아이디어의 경우에는 Altavion NDA 작성 없이 다른 회사에도 공개한 바 있어 비밀성을 상실하였다고 보았습니다

 

3. 시사점

 

이 사건은 미국에서 아이디어가 영업비밀로 보호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명시적인 법원의 판시가 나온 첫 번째 사건입니다. 영업비밀을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비밀로 관리된 정보라 파악하고 그에 대해 구체적인 특정을 요구하는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때 정보의 개념에는 일반적으로 아이디어도 포함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미국의 경우 Silvaco v. Intel 사건(캘리포니아주 항소법원, 2010)의 판시사항 때문에, 소프트웨어의 설계개념과 같은 아이디어가 영업비밀의 보호대상이 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논란이 있었습니다. Silvaco사건에서 법원은, 소스코드와 소프트웨어 설계개념을 구분하여, 영업비밀로 분명히 보호될 수 있는 소스코드와 달리, 설계개념은 소프트웨어의 사용자(end user)가 그 사용을 통해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이므로 영업비밀로서 보호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이에 KMSL측은 Silvaco 사건을 인용하여 설계개념의 영업비밀성을 부정하려 한 것입니다. 그러나 본 사건에서 법원은, Silvaco 사건이 아이디어의 영업비밀성 자체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Altavion의 소프트웨어는 일반 사용자에게 공개된 것이 아니었으므로 설계개념은 오직 NDA의 구속을 받는 KMSL측에만 공개된 것인바, 결국 영업비밀로 보호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특허출원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며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아이디어를 영업비밀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만, 우리 실무상으로는 영업비밀이 특정되었는지 여부가 문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소프트웨어의 설계개념과 같은 아이디어는 구체적인 개념도로 현출되어 관리되었다는 사정이 없는 경우에는 형태가 없는 정보에 불과하여 그 특정이 쉽지 않습니다. 결국 회사 입장에서는 충분한 인적, 기술적, 물리적 및 제도적 비밀관리조치를 시행하는 한편,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아이디어를 문서 등 형태로 현출하여 비밀로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할 수 있습니다

 

*첨부파일: Altavion v. Konica Minolta Systems Laboratory 사건 항소법원 판결문 Altavion-v-Konica.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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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시 : 2014.05.2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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