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개요
(1) 투자자 30억원 향후 전환사채 인수대금 용도 지정하여 회사로 송금
(2) 경영진(피고인)이 전환사채 대금이 아닌 다른 용도, G회사 설립자금으로 사용
(3) 쟁점 – 횡령 책임 여부
2. 원심 판결의 요지 – 횡령죄 인정, 피해자가 ‘전환사채 또는 구주 매입자금’으로 용도를 특정하여 회사에 30억 원을 맡겼고 피고인이 이를 임의 사용하여 횡령하였다.
3. 항소심 판결 – 횡령죄 불인정, 위탁신임관계 불인정
(1) 횡령죄의 성립을 위한 위탁신임관계의 의미 - 횡령죄의 주체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이고, 여기에서 ‘보관’이란 위탁관계에 따라 재물을 점유하는 것을 뜻하므로, 횡령죄가 성립하려면 재물의 보관자와 재물의 소유자 사이에 위탁신임관계가 존재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위탁신임관계를 인정하려면 타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를 타인을 위하여 대행하는 경우와 같이,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통상의 계약에서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그들 사이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하거나 관리하는 데에 있어야 한다. 타인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것이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아닌 통상의 계약관계에서 배임죄나 횡령죄의 성립을 인정하는 데에는 신중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6. 23. 선고 2017도382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목적과 용도를 정하여 위탁한 금전은 정해진 목적, 용도에 사용할 때까지는 이에 대한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되어 있는 것으로서 수탁자가 임의로 소비하면 횡령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2. 11. 22. 선고 2002도4291 판결 등).
(3) 그런데 판례상 ‘목적과 용도를 정하여 위탁된 금전으로서 그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되어 있다’고 보아 횡령죄 성립이 긍정된 사안은, 수탁자가 위탁자의 제3자에 대한 채무 변제, 대금 납부 등을 위탁받거나(대법원 1984. 11. 13. 선고 84도1199 판결, 대법원 1997. 9. 26. 선고 97도1520 판결, 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도3787 판결 등), 수탁자가 위탁자를 위하여 제3자로부터 물건을 매수하여야 하는 등(대법원 1982. 3. 9. 선고 81도572 판결, 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도7568 판결) 수탁자가 위탁자를 위하여 혹은 위탁자를 대행하여 위탁받은 돈을 제3자에게 지급하는 등으로 소비해야 하는 경우이다. 그렇지 않고 쌍방이 서로 대가적 의미의 급부를 이행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일방이 그 계약의 이행을 위해 돈을 지급하였으며 돈을 지급받은 사람이 부담하는 의무가 위에서 본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돈의 소유권은 돈을 지급받은 사람에게 귀속한다고 보아야 하고, 그가 반대급부를 이행할 의무를 불이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불과할 뿐 이러한 사정이 돈의 소유권 귀속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없다.
(4) 이 사건 합의에 따른 의무는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가 아님 - 30억 원을 지급하여 ㈜C의 전환사채 30억 원을 인수하는 것은 서로 대응하여 부담하는 채무.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해야 하는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피해자와 ㈜C(그 경영자인 피고인)의 관계가 횡령죄에서의 위탁신임관계라고 볼 수 없다.
(5) 30억 원의 소유권이 피해자에게 유보되었다는 특별한 사정을 인정하기도 어려움
첨부: 서울고등법원 2024. 1. 26. 선고 2023노139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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