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특허발명의 보호범위는 청구범위에 적혀 있는 사항에 의하여 정하여진다(특허법 제97조). 청구범위는 특허출원인이 특허발명으로 보호받고자 하는 사항을 적은 것이므로, 신규성․진보성을 판단하는 대상인 발명의 확정은 청구범위에 적혀 있는 사항에 따라야 한다. 다만 청구범위에 적혀 있는 사항은 발명의 설명이나 도면 등을 참작해야 그 기술적인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으므로, 청구범위에 적혀 있는 사항은 그 문언의 일반적인 의미를 기초로 하면서도 발명의 설명과 도면 등을 참작하여 그 문언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기술적 의의를 고찰한 다음 객관적·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그러나 발명의 설명과 도면 등을 참작하더라도 발명의 설명이나 도면 등 다른 기재에 따라 청구범위를 제한하거나 확장하여 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1후3230 판결, 대법원 2020. 4. 9. 선고 2018후12202 판결 등 참조).
(2) 발명의 진보성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적어도 선행기술의 범위와 내용,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된 발명과 선행기술의 차이와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하 ‘통상의 기술자’라 한다)의 기술수준에 대하여 증거 등 기록에 나타난 자료에 기초하여 파악한 다음, 통상의 기술자가 특허출원 당시의 기술수준에 비추어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된 발명이 선행기술과 차이가 있는데도 그러한 차이를 극복하고 선행기술로부터 쉽게 발명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이 경우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된 발명의 명세서에 개시되어 있는 기술을 알고 있음을 전제로 사후적으로 통상의 기술자가 쉽게 발명할 수 있는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4후2184 판결, 대법원 2018. 12. 13. 선고 2016후1840 판결, 대법원 2020. 1. 22. 선고 2016후252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3) 특허발명의 청구범위에 기재된 청구항이 복수의 구성요소로 되어 있는 경우에는 각 구성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전체로서의 기술사상이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되는 것이지 각 구성요소가 독립하여 진보성 판단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그 특허발명의 진보성을 판단할 때에는 청구항에 기재된 복수의 구성을 분해한 후 각각 분해된 개별 구성요소들이 공지된 것인지 여부만을 따져서는 안 되고, 특유의 과제 해결원리에 기초하여 유기적으로 결합된 전체로서의 구성의 곤란성을 따져 보아야 하며, 이때 결합된 전체 구성으로서의 발명이 갖는 특유한 효과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4) 여러 선행기술문헌을 인용하여 특허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하기 위해서는 그 인용되는 기술을 조합 또는 결합하면 해당 특허발명에 이를 수 있다는 암시·동기 등이 선행기술문헌에 제시되어 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해당 특허발명의 출원 당시의 기술수준, 기술상식, 해당 기술분야의 기본적 과제, 발전경향, 해당 업계의 요구 등에 비추어 보아 통상의 기술자가 용이하게 그와 같은 결합에 이를 수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5후3284 판결, 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3후3326 판결 등 참조).
(5) 대법원 판결요지 - 이차 전지를 만들기 위해 적층되는 각 극판의 양면에는 극성(양극, 음극)을 결 정하는 활물질이 코팅되어 있다. 이차 전지용 극판은 롤 형태로 감겨 있는 양극 또는 음극 전극을 일정한 속도로 풀어주어 생성된 전극용 그리드를 일정한 크기로 잘라 제조되는 것으로서 얇고 가벼운 특성을 가진다. 이차 전지용 극판은 적재부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컨베이어 하면에 부착되어 뒤쪽이 약간 들리고 앞쪽이 약간 내려간 상태에서 이송 방향을 따라 전진하다가 자체 무게에 의해 스태킹 매거진(적재함)으로 낙하하게 되는데, 이때 극판의 끝단이 스태킹 매거진의 내벽면에 부딪히면 극판의 양면에 코팅 되어 있는 활물질이 깨져 극판 자체의 특성이 저하된다. 또한 이차 전지용 극판의 이송 속도가 매우 빠른 경우에는 극판을 손상 없이 스태킹 매거진에 적재하기 위해 이송 속도를 적절히 줄일 필요가 있는데, 종래에는 그러한 수단이 갖추어지지 않았다. 이 사건 제1항 발명은 이차 전지용 극판 스태킹 장치에 관한 것으로, 이차 전지용 극판을 컨베이어로 이송하면서 스태킹 매거진으로 낙하시킬 때 스태킹 매거진의 내벽면에 극판이 부딪혀 극판의 양면에 코팅되어 있는 활물질이 깨지고 극판 손상에 따른 파티클로 인하여 극판의 수명이나 성능이 저하되지 않도록 하는 것을 기술적 과제로 한다. 이 사건 제1항 발명은 이러한 기술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송과 정지 동작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컨베이어 벨트로 극판을 진공 흡착하여 이송하다가 스태킹 매거진 위에서 컨베이어 벨트와 극판을 정지시키고 정지 상태에서 극판 낙하 유닛에 의하여 극판을 스태킹 매거진에 수직으로 낙하시켜 적재하도록 한다. 이 사건 제1항 발명은 이차 전지용 극판의 적재 시 극판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극판의 생산 속도를 향상시키는 한편 극판의 수명이나 성능을 안정화하는 효과를 가진다.
(6) 선행발명 1은 정형 시트류의 반송 방법 및 반송 장치에 관한 것으로, 목재로 된 베니어 단판 등과 같은 정형 시트류를 이송할 때 속도가 느린 컨베이어에서 속도가 빠른 컨베이어로 시트류를 바꾸어 태움으로써 시트류 사이의 간격을 확대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시트류가 인장력을 받아 찢어지거나 시트류의 정렬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하는 것을 기술적 과제로 한다. 선행발명 1로부터 이 사건 제1항 발명에 이르기 위해서는 선행발명 1의 퇴적대를 격벽이 존재하는 적재함(스태킹 매거진) 형상으로 변경하고 선행발명 1의 상부 이송 컨베이어를 분할 형상에서 이 사건 제1항 발명과 같은 비분할 형상으로 변경하여야 하며 극판 낙하 유닛을 추가해야 한다. 그런데 선행발명 1에는 이송 중인 적재 대상물이 낙하하는 과정에서 퇴적대 내벽 면에 부딪혀 적재 대상물의 표면에 코팅된 물질이 파손되는 문제에 대한 인식이나 이를 해결하려는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기술사상이 나타나 있지 않다. 선행발명 1의 적재 대상물은 정형 시트류이고, 그 퇴적대에는 애초 정형 시트류가 충돌할 대상인 격벽이 없으므로,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내용을 이미 알고 있음을 전제로 하지 않는 한 통상의 기술자가 정형 시트류의 받침대 기능을 수행하는 선행발명 1의 퇴적대에 격벽을 세워 이를 적재함 형상으로 변경한 다음 그로 인해 발생할 시트류 손상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 쉽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7) 선행발명 2는 알루미늄이나 스틸과 같은 다양한 재료의 박판 등 판형 제품의 반송․적재 장치와 그 방법에 관한 것으로, 박판이 적재 장치로 유입되면서 절단부가 말리는 현상을 해결하여 박판의 손상을 회피하려는 발명이라는 점에서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기술적 과제가 내재되어 있다고 볼 수는 있다. 선행발명 2로부터 이 사건 제1항 발명에 이르기 위해서는 선행발명 2에다 극판 낙하 유닛을 추가하고 선행발명 2의 공중 반송 장치를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이송 라인과 같이 길게 변경해야 한다. 그런데 선행발명 2에는 위와 같은 구성요소의 결합이나 변경을 통해 이 사건 제1항 발명에 이를 수 있다는 암시나 동기가 제시되어 있지 않다.
(8) 선행발명 2에서 박판은 자체 무게에 의해 낙하하여 적재 장치로 유입된다. 선행발명 2는 박판이 낙하하여 적재 장치로 유입될 때 발생하는 박판의 손상을 피하기 위해 홀딩 시스템을 구비한 공중 반송 장치 등의 구성을 채택하고 있다. 한편 선행발명 1에 개시된 낙하 촉진 기구는 외력을 가해 정형 시트류를 강제로 낙하시키는 구성이고, 선행발명 1은 이송 중인 적재 대상물의 낙하 과정에서 일어나는 손상을 방지하는 것을 기술적 과제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선행발명 2와 기술사상이 다른 선행발명 1의 낙하 촉진 기구를 선행발명 2에 결합할 동기가 없는 등 통상의 기술자가 선행발명 2에다가 선행발명 1에 개시된 낙하 촉진 기구를 결합하는 것은 쉽게 생각해 내기 어려워 보인다.
(9) 선행발명 3은 판상체의 퇴적 방법 및 장치에 관한 것으로, 목재로 된 베니어 단판 등의 판상체를 반출하는 반출 컨베이어와 이를 전달받는 벨트의 속도 차이 등으로 인해 단판이 어긋나 다른 부품에 닿아 깨지거나 갈라져 반출 컨베이어와 벨트 사이에 막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기술적 의의가 있는 발명이다. 선행발명 3으로부터 이 사건 제1항 발명에 이르기 위해서는 선행발명 3의 퇴적대를 격벽이 존재하는 적재함(스태킹 매거진) 형상으로 변경하고, 선행발명 3의 승강체를 극판 낙하 유닛으로 변경해야 한다. 그런데 선행발명 3에도 이송 중인 적재 대상물이 낙하하는 과정에서 퇴적대 내벽 면에 부딪혀 적재 대상물의 표면에 코팅된 물질이 파손되는 문제에 대한 인식이나 이를 해결하려는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기술사상은 나타나 있지 않다. 선행발명 3의 적재 대상물은 베니어 단판 등의 판상체이고, 그 퇴적대에는 애초 판상체가 충돌할 대상인 격벽이 없으므로,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내용을 이미 알고 있음을 전제로 하지 않는 한 통상의 기술자가 판상체의 받침대 기능을 수행하는 선행발명 3의 퇴적대에 격벽을 세워 이를 적재함 형상으로 변경한 다음 그로 인해 발생할 판상체 손상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 쉽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10)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통상의 기술자가 선행발명들 또는 선행발명들의 결합에 의하여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구성을 도출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볼 여지가 있다. 나아가 선행발명들에 구체적으로 개시되지 않은 이차 전지용 극판을 대상으로 그 극판의 적재 시 발생하는 활물질 파손 등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극판 생산 속도를 향상시키는 한편 극판의 수명이나 성능을 안정화하는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효과를 통상의 기술자가 선행발명들로부터 예측할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명세서에 개시되어 있는 기술의 내용을 이미 알고 있음을 전제로 하여 사후적으로 판단하지 않는 한, 원고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통상의 기술자가 선행발명들에 의하여 이 사건 제1항 발명을 쉽게 발명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 사건 제1항 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는다면, 이 사건 제1 항 발명을 인용하는 종속항인 이 사건 제5항 발명 역시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는다
첨부: 대법원 2024. 12. 12. 선고 2021후1036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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