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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사채 인수합의서, 예치 대금 다른 용도 사용 – 목적제한 합의 불인정, 다른 용도 사용 횡령죄 불인정: 서울고등법원 2024. 1. 26. 선고 2023노1391 판결

1.    합의서 기재사항 문언

 

(1)   합의서에는피해자는 ㈜C의 전환사채 발행에 30억 원을 참여하고 ㈜C 명의 계좌에 돈을 예치하기로 한다’, ‘피해자의 참여가 불필요한 경우 위 예치된 자금을 재원으로 ㈜C 발행 보통주식을 주당 3,000원에 인수하는 것으로 전환사채 인수의무를 대체할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

(2)   검사는 위예치라는 문언을 근거로 피해자가전환사채 인수, 주식 매수등으로 용도를 제한하여 30억 원의 소유권을 유보해 둔 것. 목적외사용은 횡령, 기소

(3)   1심 판결 횡령 혐의 인정, 2심 판결 무죄 합의서 문언만 가지고서 30억 원의 소유권이 피해자에게 유보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2.    법리 판단 기준

 

(1)   횡령죄가 성립하려면 재물의 보관자와 재물의 소유자 사이에 위탁신임관계가 존재해야 하고, 이를 인정하려면 타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를 대행하는 경우와 같이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통상의 계약에서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그들 사이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하거나 관리하는 데 있어야 함. 타인의 재산을 보호, 관리하는 것이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아닌 통상의 계약관계에서 배임죄나 횡령죄의 성립을 인정하는 것은 신중하여야 함(대법원 2017382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목적과 용도를 정하여 위탁한 금전은 정해진 목적, 용도에 사용할 때까지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되어 수탁자가 임의 소비하면 횡령죄를 구성함. 그런데 판례상 횡령죄 성립이 긍정된 사안은 수탁자가 위탁자의 제3자에 대한 채무 변제, 대금 납부 등을 위탁받거나 수탁자가 위탁자를 위하여 제3자로부터 물건을 매수하는 등 위탁자를 위하여 혹은 위탁자를 대행하여 위탁받은 돈을 제3자에게 지급하는 등으로 소비해야 하는 경우임. 그렇지 않고 쌍방이 서로 대가적 의미의 급부를 이행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일방이 계약 이행을 위해 돈을 지급하였으며 돈을 지급받은 사람이 부담하는 의무가 위에서 본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에 해당하지 않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돈의 소유권은 돈을 지급받은 사람에게 귀속되고, 그가 반대급부를 이행할 의무를 불이행하였다고 하더라도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불과할 뿐 이러한 사정이 돈의 소유권 귀속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없음

 

(3)   쌍방이 서로 대가적 의미의 급부를 이행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일방이 그 계약의 이행을 위해 돈을 지급하였으며 돈을 지급받은 사람이 부담하는 의무가 위에서 본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돈의 소유권은 돈을 지급받은 사람에게 귀속한다고 보아야 하고, 그가 반대급부를 이행할 의무를 불이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불과할 뿐 이러한 사정이 돈의 소유권 귀속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없다.

 

3.    1심 판결요지 

 

합의서에 피해자가 전환사채 인수를 위해 30억 원을 ㈜C예치하고, 전환사채 인수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예치된 자금을 재원으로C 의 구주를 인수한다고 명시되어 있고, 피고인은 경찰 조사 당시 위 자금이 ㈜C에 귀속된 자금이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② 피해자가 전환사채나 주식을 받기 전에 이자 등 아무런 경제적 대가나 담보를 요구하지 않고 예치해 둔 30억 원을 다른 용도로 사용해도 좋다고 허락할 합리적인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점, ③ 피해자가 30억 원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데 동의하였음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자료가 없고 이에 관한 피고인의 수사기관 진술이 일관되지 않는 점, ④ 피해자의 증언 내용이 다소 불명확한 부분이 있지만 이것이 30억 원이 ㈜C나 피고인에게 소유권이 확정적으로 귀속되었음을 인정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⑤ ‘피해자가 피고인과 통화하면서 30억 원을 ㈜H 인수보증금으로 사용하는데 동의하였다는 증인 I의 원심 법정 진술은 수사기관에서의 진술과 일관되지 않아 신빙성이 낮은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해자가전환 사채 또는 구주 매입자금으로 용도를 특정하여 ㈜C 30억 원을 맡겼고 피고인이 이를 임의 사용하여 횡령하였다.

 

4.    2심 판결요지

 

이 사건 합의는,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가 ㈜C 30억 원을 지급하여 ㈜C의 전환사채 30억 원을 인수하는 것(만약 피해자의 전환사채 인수가 불필요해진 경우 ㈜C의 구주 20억 원 상당을 양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위 합의에 따라 피해자는 ㈜C 30억 원을 지급할 의무, C는 피해자에게 전환사채를 발행하여 줄 의무(혹은 구주를 교부할 의무)를 서로 대응하여 부담하고, 피해자는 위 계약의 이행을 위하여 30억 원을 지급하였다. 그에 따라 ㈜C는 전환사채를 발행하여 피해자에게 교부하여 주거나 피고인 보유의 구주를 교부하여 주면 되고, C가 피해자를 위해 30억 원을 타에 지급하거나 피해자를 대행하여 제3자로부터 무엇을 매수하는 등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해야 하는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피해자와 ㈜C(그 경영자인 피고인)의 관계가 횡령죄에서의 위탁신임관계라고 볼 수 없다.

 

첨부: 서울고등법원 2024. 1. 26. 선고 20231391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4. 1. 26. 선고 2023노1391 판결.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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