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개요
(1) 전문기관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공급기업, 수요기업, 3자 체결 협약서 – 공법상 계약
(2) 회계실사 감리 비협조, 증빙자료 미제출, 협약 불이행
(3) 지급된 정부지원금 전액 환수 + 미지급된 정부지원금 지급 거절 제재
(4) 공급기업 주장요지 – 사업일부 이행에도 지급된 정부지원금 전액 환수는 과도한 제재 – 비례의 원칙 위반 주장
(5) 서울행정법원 판결 – 정부지원금 전액환수 적법
2. 판결 요지
(1) 공법상 계약이란 공법적 효과의 발생을 목적으로 하여 대등한 당사자 사이의 의사표시 합치로 성립하는 공법행위를 말한다. 어떠한 계약이 공법상 계약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이 공행정 활동의 수행 과정에서 체결된 것인지, 계약이 관계 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법상 의무 등의 이행을 위해 체결된 것인지, 계약 체결에 계약 당사자의 이익만이 아니라 공공의 이익 또한 고려된 것인지 또는 계약 체결의 효과가 공공의 이익에도 미치는지, 관계 법령에서의 규정 내지 그 해석 등을 통해 공공의 이익을 이유로 한 계약의 변경이 가능한지, 계약이 당사자들에게 부여한 권리와 의무 및 그 밖의 계약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1다250025 판결 등 참조)
(2) 공법상 계약은 공법적 효과의 발생을 목적으로 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하여 계약의 체결ㆍ이행ㆍ해석에 있어 공익과 사익의 형량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사법상 계약과 구별되는바, 공법상 계약에 해당하는 이 사건 각 협약의 해석 및 적용 등에 있어서 행정기본법이 정하는 비례의 원칙(제10조) 등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기는 하다. 원고는 이 사건 각 제재사유가 사실상 대부분 인정되지 않거나 협약 불이행의 정도가 경미하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4개 수요기업에 대한 정부지원금 선금 전액의 반환의무를 지우는 것이 비례의 원칙 등을 위반하여 지나치게 큰 불이익을 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3) 구체적 판단 - 협약은 ’공급기업‘ 원고와 ’전담기관‘ 피고 및 ’수요기업‘이 대등한 당사자 사이의 의사표시 합치를 통해 체결한 계약에 해당한다. 정부가 공익적 목적을 위해 추진하는 정책과 직ㆍ간접적인 연관이 있고, 공익의 달성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계약당사자들이 단순히 사경제 주체로서 이 사건 각 협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각 협약은 사업비의 관리를 비롯한 사업의 전반적인 수행에 있어 이 사건 관리규정은 물론 ’지원사업 운영지침‘, ’ 정보통신ㆍ방송 연구개발 관리규정‘, ’방송통신발전기금 운용ㆍ관리규정‘,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고보조금관리에 관한 규정‘ 등의 각종 규정을 준수하여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고(제3조 제3항, 제12조), 이로써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피고가 공급기업 및 수요기업과 무관하게 마련한 이 사건 관리규정, 이 사건 운영지침 등을 계약의 내용으로 편입하고 있다. 이 사건 각 협약 및 이 사건 관리규정 등에 따른 원고와 피고, 이 사건 수요기업의 각 권리ㆍ의무는 통상적인 사법관계에서 체결되는 계약에 따른 계약당사자들의 권리ㆍ의무와는 달리 행정주체와의 공법상 계약에서 흔히 보이는 내용 및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보인다.
(4) 협약 및 관리규정, 운영지침에 따라 정부지원금 환수조치가 가능하며, 원고의 협약 위반 정도 및 이를 규제할 공익상의 필요성 등에 비추어 원고에게 정부지원금 선금 전액의 반환의무를 지우는 것이 지나치게 과도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5) 원고는 이 사건 감리법인의 감리가 종료할 때까지 위 각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못하였고, 특히 간접경비 증빙 자료에 관하여는 감리 과정에서 개선에 관한 시정조치를 받았음에도 감리 기간 내에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였고 감리 종료 이후 비로소 위 각 자료를 제출하였다 하더라도 이와 무관하게 원고가 성실히 감리에 응하지 않았다는 제재사유가 모두 인정된다. 이 사건 각 협약은 공급기업에 대한 검수 결과 부적합시 협약 미이행에 따른 제재조치를 받을 수 있고 이 사건 관리규정 제31조에 의한 제재조치에 따라 정부지원금을 환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제5조의3 제4항, 제7조의3 제1항).
(6) 피고는 단지 이미 지급된 정부지원금의 환수 및 정부지원금 잔금을 미지급한다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원고에게 경제적인 불이익을 야기하였을 뿐이고, 이 사건 관리규정 및 이 사건 운영지침에 규정된 참여제한, 부정당사업자 등록, 형사고발 등 원고에게 현저히 큰 불이익을 초래하는 다른 제재조치를 취하지도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정부지원금 선금 전액의 환수조치가 원고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조치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첨부: 서울행정법원 2024. 5. 30. 선고 2023구합54365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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