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상가 업종제한에 관한 법적 쟁점에 대하여, 저번 포스팅에서, 이러한 업종제한은 사적 자치의 원칙에 따른 계약 자유 사항이며, 업종제한을 위반한 수분양자, 매수인, 또는 임차인에 대하여 영업금지를 청구할 수 있고, 업종제한의 새로운 설정이나 변경은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집합건물법이라 함)에 따른 관리단 집회에서 구분소유자의 4분의 3 이상 및 의결권의 4분의 3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 점에 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따라서 금번 포스팅에서는 업종제한약정으로 영업금지청구를 받거나 분양계약 해지 및 보증금 반환청구, 손해배상청구를 제기 당한 경우 업종제한약정 위반으로 볼 수 없는 케이스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525151 판결 [보증금반환]

 

이 사건에서, 분양자인 피고는 남성복으로 지정되어 있던 3층의 매출이 저조하여 그 점포수를 축소하고, 5층에 지정되어 있던 아동복 점포 수분양자들의 동의를 얻어 그 일부를 3층의 구석으로 옮기고 추가 통로 등을 설치하였습니다. 그리고, 원고는 3층에 남성복으로 업종을 지정하여 분양 받은 수분양자이며, 자신의 동의 없이 5층 아동복 점포를 3층으로 이동함으로써 지정 업종 변경 제한 약정을 피고가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임대차계약 해지 및 보증금 반환을 청구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대규모 상가를 분양할 경우에 분양자가 수분양자들에게 특정 영업을 정하여 분양하는 이유는 수분양자들이 해당 업종을 독점적으로 운영하도록 보장하는 한편 상가 내의 업종 분포와 업종별 점포 위치를 고려하여 상가를 구성함으로써 적절한 상권이 형성되도록 하고 이를 통하여 분양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고, 수분양자들로서도 해당 업종에 관한 영업이 보장된다는 전제 아래 분양회사와 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지정업종에 관한 경업금지의무는 수분양자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분양자에게도 적용된다. 이 경우 분양자의 수분양자에 대한 의무는 수분양자의 영업권을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비록 분양자가 상가의 활성화를 위하여 업종의 일부를 변경하고 매장의 위치를 재조정하여 상가의 구성을 변경한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기존의 영업상 이익을 침해 받을 처지에 있지 아니한 수분양자에 대하여는 의무를 위반한 것이 아니다.”

 

위와 같은 매장의 이동은 상인들의 자치조직인 상인운영위원회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서 이 사건 상가의 활성화를 위한 것이었던 점, 위와 같이 아동복 점포가 옮겨 온 만큼 3층 내 기존 남성복 점포가 없어지는 데다가 통로 설치를 위해 기존 점포가 추가로 없어지는 데 따라 경쟁이 줄어들게 되어 결과적으로 위 원고의 매출에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위와 같은 점포 이동은 새로운 점포의 개점이 아니라 다른 층에 있던 기존 점포를 위 원고의 점포와 같은 층으로 옮긴 것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의 위와 같은 점포 이동이 위 임대분양협약서상의 지정업종 변경제한에 따른 의무를 위배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 대법원은 분양자가 종래의 업종협약과 다르게 매장의 층별 업종을 이동하더라도, 자치조직인 상인운영위원회의 요청이 있었고, 결과적으로 원고에게 매출의 도움이 되었으며, 개점이 아니라 기존 점포의 이동에 불과한 경우에는 업종제한 약정 위배가 아니라고 판시하였습니다.

 

따라서 업종제한약정 위반으로 피소를 당한 경우에도, 위와 같은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업종제한약정 위반이 아닐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를 충분히 검토하여 소송에 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3. 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179258 판결 [영업행위금지청구]

 

이 사건에서 원고는 2003년 총운영위원회로부터 5층에서 약국 영업을 할 수 있도록 기존에 지정된 업종인 체육시설(수영장 및 볼링장)에 대하여 용도변경 승인을 받아 약국 영업을 하였는데, 층별 번영회인 5층 번영회가 번영회칙에서 ‘5층은 영업종목에 대한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규정하여, 피고가 2009년부터 약국을 운영하면서,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영업금지를 청구함에 이르렀습니다.

 

상가건물이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집합건물법이라고 한다)의 규율대상인 집합건물인 경우 분양이 개시되고 입주가 이루어짐으로써 공동관리의 필요가 생긴 때에는 그 당시의 미분양된 전유부분의 구분소유자를 포함한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하는 집합건물법 제23조에서 말하는 관리단이 당연히 설립되고, 관리단의 설립 이후에는 집합건물법 제28조의 관리단 규약을 통하여 위와 같은 업종 제한을 새로 설정하거나 변경할 수도 있는데, 이러한 업종 제한에는 기본적으로 수분양자 또는 구분소유자에게 해당 업종에 관한 독점적 운영권을 보장하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으므로 이를 사후에 변경하기 위해서는 임차인 등의 제3자가 아닌 수분양자들이나 구분소유자들 스스로의 합의가 필요하다. 다만 관리단 규약의 제·개정을 위한 구분소유자의 의결권 행사는 대리인을 통하여서도 할 수 있고(집합건물법 제38조 제2), 업종 제한의 변경에 관한 구분소유자나 수분양자의 동의의 의사표시도 마찬가지라고 보아야 하며, 이러한 의결권의 위임이나 대리권의 수여가 반드시 개별적·구체적으로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볼 근거도 없으므로, 구분소유자나 수분양자가 임차인 등에게 사전적·포괄적으로 상가건물의 관리에 관한 의결권을 위임하거나 업종 제한 변경의 동의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한 경우에는 위 임차인 등이 참여한 결의나 합의를 통한 업종 제한의 설정이나 변경도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은 구분소유자나 수분양자가 임차인에게 의결권을 위임하거나 대리권을 수여한 경우, 그 임차인이 참여한 결의에 의하면 업종 제한의 변경이 가능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따라서, 영업제한약정 위반으로 영업금지청구를 받은 경우에, 현재 운영중인 번영회에서 규정한 번영회칙의 존재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약 그 번영회칙에서 이 사건과 같이 업종 제한 규정을 삭제한 경우에는, 변경된 번영회칙에 따라 업종제한약정 위반이 아닌 것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구분소유자나 수분양자가 임차인에게 의결권을 위임하거나 대리권을 수여한 경우 그 임차인도 의결권을 유효하게 행사할 수 있으므로, 변경된 번영회칙이 그러한 대리권을 부여받은 임차인에 의한 의결권 행사로 결의되었는지 여부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4. 대법원 2000. 10. 6. 선고 200022515, 22522 판결 [손해배상·매매대금반환]

 

원고가 분양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 및 매매대금반환을 청구한 사건에서, 분양자가 임의로 업종을 변경한 다른 수분양자에 대해 계약해제통지만을 하고 후속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 분양자의 업종보장약정 위반 여부가 논점이 되었습니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분양자가 아파트 상가를 분양하면서 수분양자에게 그 상가에서는 그 수분양자만이 슈퍼마켓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정하고, 나머지 상가를 다른 수분양자에게 분양하면서는 타인과 중복되는 업종으로 영업하지 않고 이를 위반할 경우 분양자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약정을 받은 경우, 분양자가 임의로 슈퍼마켓으로 업종을 변경한 다른 수분양자에게 그 분양계약을 해제한다는 통지만을 하고 그 점포의 명도나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 등의 후속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다른 수분양자의 슈퍼마켓 영업을 방치한 것은 실제로는 그 분양계약을 해제하지 아니한 것과 동일하다는 이유로, 당초 분양자가 특정 수분양자에게 그 상가에서 슈퍼마켓 업종을 독점적으로 운영하도록 보장한 약정을 이행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 대법원은 분양자의 업종제한 의무에 있어서, 수분양자가 임의로 업종을 변경한 경우, 분양계약 해제 통지를 넘어서 점포의 명도 청구나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 소송 제기 등의 법적 조치를 취할 의무가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수분양자는 다른 수분양자가 업종제한 약정을 위반하는 경우에, 그 수분양자에게 영업금지 청구 및 가처분을 신청할 수도 있으나, 이 사건과 같이 분양자에게 직접 손배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분양자가 다른 수분양자에게 적절한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경우에는 과실이 부정되어 손해배상 청구가 기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업종제한약정 위반의 주장을 받고 있는 수분양자는 단순히 분양자가 이를 동의하거나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하여 더 이상 법적 분쟁이 생기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착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그러한 경우 관리단의 규약 변경이나 다른 수분양자의 동의를 얻는데 필요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5. 대법원 2004. 9. 24. 선고 200420081 판결 [영업정지청구]

 

원고가 피고에게 영업정지를 청구한 사건에서, 원고가 임차인에 대하여 영업금지를 요구하다가 1,000만원을 받고 더 이상 이의하지 않기로 한 경우, 원고의 승낙이 구분소유자에 대한 승낙을 포함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지가 논점이었습니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수분양자나 그 지위를 양수한 자 또는 그 점포를 임차한 자는 상호간 분양계약에서 약정한 업종제한의무를 수인하기로 하는 묵시적 동의에 따라 그 약정을 준수하여 동종영업을 하지 아니할 의무가 발생하고, 이에 대응하여 상호간에 동종영업의 영업금지청구권이 인정되는 것일 뿐이며, 분양계약의 당사자가 아닌 다른 수분양자 등에 대하여 주장할 수 있는 영업독점권이 인정될 수 없는 것이므로, 기존 업종의 영업자인 수분양자나 구분소유자의 다른 수분양자 등에 대한 동종영업에 대한 승낙은 자신의 영업금지청구권을 상대방에게 행사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로서 업종제한의무의 상대적 면제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이는 특정 점포에서의 영업에 대한 것이므로 승낙의 상대방은 물론 그 승계인이 특정 점포에서 동종영업을 하는 것도 묵시적으로 승낙한 것으로 보는 것이 당사자들의 합리적 의사에 합치한다.

 

원고가 임차인에 대하여 224호 상가에서 제과점 영업금지를 요구하다가 1,000만 원을 받고 224호 상가에서 임차인이 제과점 영업을 하는 것에 대하여 이의하지 않기로 하고 이 사건 번영회도 224호 상가의 업종변경을 승인하였다고 인정한 것은 정당한바, 224호 상가에서 임차인의 동종영업에 대한 위와 같은 원고의 승낙은 그 구분소유자에 대한 승낙을 포함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224호 상가에서의 제과점 영업금지청구를 모두 배척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

 

, 대법원은 원고가 임차인으로부터 일정 금액을 받고 동종영업에 대해 승낙한 경우 이를 구분소유자에 대한 승낙을 포함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영업정지 청구를 받은 상가 소유자의 경우에는 혹시 상대방이 자신의 임차인에 대하여 승낙을 하거나 협상을 통해 금전을 지급받은 사실이 있는 지를 확인하여야 합니다. 이와 같이 상대방이 임차인에 대해 승낙을 한 사실이 증명되는 경우에는 영업정지 청구가 기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6. 대법원 2005. 8. 19. 2003482 결정 [영업정지가처분]

 

원고(신청인)가 피고(피신청인)에 대하여 영업정지가처분을 신청한 경우, 동종영업을 피고가 하고 있는 사실을 원고가 알고도 장기간 아무런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건입니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신청인은 피신청인들(또는 그 전 임차인)이 업종제한약정에 위반하여 동종영업을 하고 있음을 알고도 그러한 상태를 7 6개월 내지 2 6개월 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방치하고 있었다면, 본안소송을 제기하는데 어떤 장애가 있다고도 보이지 아니하고 이 사건 신청에 즈음하여 별다른 사정변경이 있었다고도 보이지 아니하는 이 사건에서 현재의 상태가 더 지속됨으로써 신청인에게 비로소 현저한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등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을 하여야 할 긴급한 보전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가처분 사건의 경우에는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어야 함에도 피고가 동종영업을 하고 있음을 알고도 그러한 상태를 7 6개월 내지 2 6개월 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방치하고 있은 경우에는 현재의 상태가 지속됨으로써 원고에게 현저한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법원은 보았습니다.

 

즉 영업정치가처분의 경우에는 보전의 필요성 여부에 있어서 장기간 법적 미조치에 의해 인정되기 어려운 면을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다만, 이는 가처분 사건에 한정된 것이며, 이후 본안 사건에서 영업정지청구를 하는 경우에는 영업정지 인용 판결이 나올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합니다.

 

따라서, 동종영업을 하여 영업정지가처분 신청을 받은 경우에는 법적대응에 관한 미조치를 이유로 보전의 필요성 부정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처분에 대해서는 기각 결정을 받은 뒤에, 본안 소송에서 영업정지에 관해 다투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7. 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146044 판결 [가처분이의]

 

원고(신청인)가 피고(피신청인)에 대하여 영업정지가처분을 신청한 경우, 피고가 분양회사의 승인을 얻은 사실에 비추어 상가 업종제한약정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 사건입니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상가 분양회사와 수분양자들 사이에 체결한 분양계약에 기한 분양회사의 운영관리규정에 수분양자가 업종을 변경 또는 추가할 경우 문서로써 분양회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되어 있으나, 지정업종과 동종 내지 유사한 업종은 개점할 수 없다는 분양계약상의 업종제한약정의 취지 등에 비추어 수분양자가 분양회사의 승인을 얻어 지정업종과 동종 내지 유사의 업종을 개점할 수 있다거나 분양회사가 그 개점을 자유롭게 승인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피고는 분양계약에 기한 분양회사의 운영관리규정에 분양회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것을 근거로, 분양회사의 승인을 받았으므로 업종제한약정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하였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비록 분양회사의 운영관리규정이 존재하더라도, 업종 제한 약정의 전체적인 취지 상 분양회사가 이를 자유롭게 승인할 수는 없으므로, 분양회사의 승인만으로는 업종제한약정 위반이 아니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따라서 업종제한약정으로 인한 영업정지가처분을 받은 경우에 단순히 분양회사의 운영관리규정에 분양회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것을 근거로, 분양회사의 승인을 받았으므로 업종제한약정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8. 결론

 

업종제한약정으로 영업금지청구를 받거나 분양계약 해지 및 보증금 반환청구, 손해배상청구를 제기 당한 경우 업종제한약정 위반으로 볼 수 없는 케이스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업종제한약정으로 소송을 당한 경우에도 설명 드린 케이스들과 같이 업종제한약정 위반이 아닌 것으로 판별될 수 있는 경우가 있으니, 구체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변호사의 상담을 받으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김동섭 변호사, 변리사 (dskim@kasanlaw.com)

 

 

KASAN_상가 업종제한 분쟁 판결 중 경쟁업종 영업금지청구권 불인정 사례 정리.pdf

 

 

 

작성일시 : 2017.08.29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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